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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 처음 오게 될 한국인들이 궁금한 점은 에콰도르 경제수준이 어느정도이고 한국인에게 필요한 생필품들은 어느정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지 하는 것 들이다. 필자의 경우도 전기밥솥을 가지고 가야 할지, 옷이나 신발들도 변변한 것이 있을 것인지 등이 걱정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에콰도르의 경제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생필품은 충분히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에콰도르의 1인당 GDP는 4000불 정도이고 수출액이 연간 250억불 규모로 남미에서도 중하위권으로 보면 된다. 생활의 질은 제쳐두고 1인당 국민소득으로만 보면, 남미에서 베네수엘라,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1만불 근처로 상위권이고, 파나마, 콜롬비아, 페루가 5천불 이상으로 중상위권이며 에콰도르보다 못한 나라는 파라과이, 볼리비아 정도이다. 하지만, 에콰도르에도 빈부의 차가 커서인지 낙후된 시골지역에서는 생활환경이 형편없지만, 일반적인 중대형 도시에서는 결코 한국 못지않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가 거주하는 에콰도르 제1의 상업도시 과야킬(Guayaquil, 인구 270만)이나 수도 끼또(Quito, 인구 240만) 그리고 몇몇 큰 도시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대도시에서 벗어난 소도시나 마을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오늘은 에콰도르 대도시의 다양한 상점들과 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앞서 언급한 수퍼마켓은 우리나라 이마트같은 형태의 마켓으로 Supermaxi(수페르막시), Megamaxi(메가막시)의 두 종류가 있어서 먹거리와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을 판매한다. 이 두가지 마켓은 한 회사가 운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개의 마일리지 카드를 두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규모가 좀 큰 곳과 작은 곳이 있는데 큰 곳에서는 TV 등 전자제품과 의류, 신발 등도 판매한다. 이 밖에 먹거리 중심의 식료품점이라 할 수 있는 Mi Comisariato(미 꼬미싸리아또)가 있는데 이 곳에서도 먹거리 외에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므로 수페르막시 등과 별반 차이점이 없다. 굳이 구분하자면, Comisariato는 소득수준 중하위권의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고 수페르막시나 메가막시는 중상위권 소비자가 많이 찾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러한 구분도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육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Carnisariato가 각 상점마다 다른 간판을 붙이고 장사하는데 이곳에서는 육류와 채소, 양념류, 우유, 물, 맥주, 와인 등을 살 수 있다.
전문상점 체인으로는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Ferrisariato(페리싸리아또)가 있어 공구, 전기용품, 주택수리용품, 화장실용품, 주방용품 등과 세탁기, 에어컨, TV 등 일부 전자제품을 취급한다. 의약품을 취급하는 체인으로 Fybeca(피베카) 또는 Medicity(메디시티) 등이 있는데 약품(Medicina) 외에 간단한 세면용품, 손톱손질 도구 등과 물(Agua), 음료수(Bebida), 기타 자잘한 장식용품, 전기제품 등을 판매한다. 이 나라에서도 약을 사려면 병원의 처방전(Prescripcion 또는 Receta, 쁘레스끄립시온, 레세따)이 있어야 한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영양제, 소화제, 연고 등 제한적이고 감기약도 처방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은 없는 것 같고 이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 갈 정도 심한 경우가 아니면 오렌지(Naranja, 나란하)나 자몽처럼 생긴 Toronja(또론하) 등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을 주스(Jugo)로 만들어 먹는다.
비교적 고급 그릇, 전기밥솥, 주방용품, 식탁용품, 장식용품, 조명기구, 타올, 탁자 등 간단한 가구 등을 판매하는 체인점으로 Pycca(삐까)와 De Prati(데 쁘라띠) 가 있는데 두 상점은 많은 품목이 겹치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만 파는 물건도 많다. 예를 들어 빨래 건조대나 체중계를 사려면 Pycca에 가야지 De Prati에서는 구할 수 없다. 대체로 Pycca가 좀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물건을 많이 팔고 De Prati는 좀더 장식적인 물건이나 우리들은 별 필요없는 유아용품 같은 것을 취급한다.
이밖에 문방구를 판매하는 SuperPaco(수페르빠꼬), Juan Marcet(환마르셋) 등의 체인점이 있어 문구나 컴퓨터 및 주변기기, 케이블 등을 판매한다. 에콰도르에 처음 온 사람들은 한국에 못지 않게 매장도 크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Marathon(마라똔) 이라는 체인점에 놀란다. Marathon은 운동용품과 운동의류 및 신발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인데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고급 운동화와 운동복이 고루 갖춰져 있다. 다만, 값이 무지 비싸서 신발 하나에 150불에서 200불이 넘는 것도 많다. 이 나라 대졸 초임이 300-400불 수준이라는데 이렇게 비싼 것이 어떻게 팔리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좀더 싼 신발을 사려면 Payless라는 미국 체인점에 가면 된다. 대부분 중국산으로 값은 싸지만 품질은 좋지 않다. 여성 의류 가게로는 MNG란 체인점이 있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유니클로나 사라(Zara 매장은 키또에만 있고 과야킬에는 없다) 등과 비슷한 품질과 가격대의 옷을 살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유명 체인점들은 대부분 대형 Mall에 모여 있다. 과야킬에만도 대형몰이 5-6군데 되는데 이런 Mall마다 위에서 언급한 매장들이 거의 모두 입주하고 있어서 에콰도르 경제수준에 비해서는 엄청 화려한 구색을 갖추고 있다. 몇가지 특징적인 것은 에콰도르에는 한국식 고급 백화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여러개의 Mall 자체가 백화점 구실을 하긴 하지만, 한국 백화점에는 반드시 있는 명품점이 없다는게 다르면 다르다. 이 곳에서는 Gucci, Chanel, Louis Vuitton 등 세계 최고급 브랜드의 독립매장을 본 적이 없다. 약간 고급 브랜드라 할 수 있는 Beneton, Guess, Lacoste, Tommy Hilfiger, Adolfo Dominguez, Polo 등의 매장은 들어와 있지만... 이 곳 사람들 이야기로는 에콰도르인들이 소득수준도 낮지만 브랜드 가치보다는 가격에 치중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가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몇개의 최고급 브랜드 상품들을 수입해 일반상품과 함께 진열해 놓고 판매하기도 하지만 흔하지는 않다.
물론 이상의 대형 체인점 외에도 많은 소규모 상점들과 재래시장이 있다. 우리나에서 말하는 구멍가게 같은 미니수퍼도 동네마다 있고 생선, 과일, 채소들을 좌판에 쌓아놓고 파는 재래시장도 군데군데 있다. 또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처럼 수많은 점포들이 다닥다닥 모여있어 각종 의류, 신발, 가방, 전자제품 등을 파는 곳도 있다.
여기서 생활의 팁 한가지. 이곳의 대형 상점들은 가끔 대규모 세일을 하는데 많게는 70%까지 할인(Descuento, 데스꾸엔또)을 해 준다. 좀 비싼 물건을 살 때는 세일을 언제하는지 미리 물어보는 것도 좋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세일한다면, 좀 참았다가 세일을 시작하자 마자 할인가격에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게들이 할인시즌에는 상품군별로 Hasta 70%(아스따 세텐따 뽀르씨엔또), Desde 25%(데스테 베인띠씽꼬 뽀르씨엔또) 등으로 쓴 팻말을 걸어 두는데 Hasta는 ~까지, Desde는 ~부터 라는 의미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Hasta 70%라고 되어 있으면 최대 70% 할인이므로 그 이하의 할인품목도 함께 섞여 있다는 것이므로 종업원에게 미리 확인을 해 보아야 한다. 이 가방은 몇%나 할인된거죠? 하고 물어 보려면 ¿Cuánto por ciento de descuento es esta bolsa? 는 복잡하니까 그저 가방 가리키면서 ¿Cuánto descuento? 정도 하면 알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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