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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총명하고 용맹한 사람이라도 정말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얼마나 급 나약해 질 수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그러한 인간의 약함을 잘 이해하시고 얼마나 살뜰한 마음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지요. 열왕기상 19장의 엘리야 이야기는 우리가 어느순간 삶의 의욕을 잃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맥없이 주저앉아 있을 때 분연히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게 합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불의 대결을 승리하고 바알 선지자 450명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리는 기염을 토했으나 아합왕의 왕비이며 바알 숭배자인 이세벨이 복수의 칼날을 들고 그를 잡아 죽이려 하자, 산으로 들로 도망칩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친 엘리야는 로뎀나무 밑에 앉아서 "하나님, 차라리 죽기를 원합니다. 지금 내 생명을 거두소서"하고 삶의 의욕조차 상실합니다. 이 때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 아무 말씀 없이 먹을 것을 주십니다. 음식을 먹고도 기운을 못 차리고 잠만 자자 하나님은 그에게 다시 음식을 주시고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갈 것을 명하십니다.
사십일간의 고생 끝에(갈멜산에서 호렙산까지는 약 230Km 라고 함), 그러나 별다른 사명감도 없이 호렙산에 당도한 엘리야는 여전히 어느 동굴 속에 처박혀 숨어 지냅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가야할 길이 있는" 엘리야가 이처럼 맥빠진 모습을 털어버리지 못하니, 하나님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으로 강한 바람과 지진과 불을 일으켜 잠을 깨우고 "너는 나가서 여호와의 산에 서라"고 명하십니다. 엘리야가 엉거주춤 동굴에서 기어 나가자 하나님은 아주 세미한 목소리로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물으시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지시하십니다.
사람이 실의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음식으로 체력을 보해 주시고, 얼 빠진 듯 가야 할 길을 잃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을 때 야단치기 보단 가만가만 다독이면서 기운을 북돋아 앞길을 세밀히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열왕기상 19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열왕기상 19장)
11.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에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12.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13.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I Kings 19)
11. Then he said, Go out and take your place on the mountain before the Lord. Then the Lord went by, and mountains were parted by the force of a great wind, and rocks were broken before the Lord; but the Lord was not in the wind. And after the wind there was an earth-shock, but the Lord was not in the earth-shock.
12. And after the earth-shock a fire, but the Lord was not in the fire. And after the fire, the sound of a soft breath.
13. And Elijah, hearing it, went out, covering his face with his robe, and took his place in the opening of the hole. And there a voice came to him saying, What are you doing here, Elijah?
(I Reyes 19)
11. Y él le dijo: Sal fuera, y ponte en el monte delante de Jehová. Y he aquí Jehová que pasaba, y un grande y poderoso viento que rompía los montes, y quebraba las peñas delante de Jehová: mas Jehová no estaba en el viento. Y tras el viento un terremoto: mas Jehová no estaba en el terremoto.
12. Y tras el terremoto un fuego: mas Jehová no estaba en el fuego. Y tras el fuego un silbo apacible y delicado.
13. Y cuando lo oyó Elías, cubrió su rostro con su manto, y salió, y paróse á la puerta de la cueva. Y he aquí llegó una voz á él, diciendo: ¿Qué haces aquí, Elías?
(스페인어 해설)
1. Sal fuera (쌀 프에라) : "밖으로 나가라" ;
sal은 salir 동사의 2인칭 명령형이다. salir는 "출발하다", "나가다". fuera는 "(원래 있던 곳의) 밖으로"란 뜻의 부사이다. 영어의 out과 같다. fuera de alcance는 out of reach(닿을 수 없는), fuera de aqui는 out of here(이 곳 밖으로), fuera de lugar는 out of place(제자리에 있지 않는, 어울리지 않는) 등의 숙어가 된다.
2. ponte en el monte delante de Jehová (뽄떼 엔 엘 몬떼 델란떼 데 헤오바) :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 ;
"ponte" 는 poner(se) 동사의 명령형이다. 즉, poner 동사의 2인칭 명령형 pon에 se의 2인칭형인 te를 붙인 것이다. poner는 영어의 put, set의 의미이므로 ponerse는 "(자신을) ~에 위치시키다, ~에 놓다" 는 뜻이다. Ponte en su situación y lo entenderás.는 영어속담 Put yourself in his shoes, and you'll understand it. ("그의 입장에 서 보라. 그러면 그것을 이해할 것이다.")가 된다. 본문과 예문에서 보듯이 ponte 다음에 위치를 말하는 명사 앞에는 전치사 en이 온다. monte는 작은 동산이다. 이미 monte, montaña, montés의 차이점은 시사스페인어(11)편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동굴에서 나와 "산에 서라"하면 그만이지 왜 굳이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라고 되어 있을까. 그리고 "~ 앞에서"를 왜 전치사 delante de 를 썼을까. 정지해 있는 하나님 앞이라면, 스페인어 속성상 frente de ((정지중인) ~의 앞에)라는 전치사를 썼어야 하지 않을까. delante de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의 앞에"이다. 정확한 것은 히브리어 원문을 봐야 할 것이나, 하나님이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추리해 본다.
3. he aquí Jehová que pasaba, y un grande y poderoso viento (에 아끼 헤오바 께 빠사바, 이 운 그란데 이 뽀데로소 비엔또) : "지나가신 여호와가 여기 계시고, 그리고 크고 강한 바람이 있다" ;
he aquí Jehová que pasaba 이 문장도 어렵다. 한글성경은 "하나님이 지나가시는데,"로, 영어성경은 The Lord went by,로 간단히 되어 있는데 스페인어론 복잡하게 표현되어 있다. ㅠㅠ he aquí 는 숙어로써 영어의 here is, this is, here are, these are의 뜻이다. pasaba는 영어의 pass에 해당하는 pasar 동사의 미완료형. 따라서 이 문장을 직역하면 "지나가신 여호와가 여기 계시고" 또는 "이는 지나가신 여호와이시고,"가 된다. poderoso는 "강한", "권력이 있는"
4. que rompía los montes, y quebraba las peñas delante de Jehová (께 롬삐아 로스 몬떼스, 이 께브라바 라스 뻬냐스 델란떼 데 헤오바) : "그 바람은 산을 부수고 여호와 앞에서 바위를 깨뜨렸다." ;
que는 앞의 viento(바람)을 주격 선행사로 하는 관계대명사. rompía와 quebraba는 각각 romper 동사와 quebrar 동사의 3인칭 미완료형이다. romper와 quebrar는 "부수다", "깨뜨리다"는 뜻의 동의어이다.
5. tras el viento un terremoto (뜨라스 엘 비엔또 운 떼레모또) : "바람 후에 지진이 있다" ;
tras는 "~ 후에", terremoto는 "지진"인데, 스페인어에선 지진의 강도에 따라 여러개의 단어가 있다. terremoto는 큰 지진이고 보통지진은 sismo, 또는 seísmo, 약한 지진은 temblor를 쓴다. 이 문장에는 앞에 나온 he aquí가 생략된 것이다.
6. tras el fuego un silbo apacible y delicado (뜨라스 엘 푸에고 운 씰보 아빠씨블레 이 델리까도) : "불 후에 하나의 온화하고 미세한 소리가 있다"
silbo는 바람이 "솨"하고 부는 소리를 말한다. apacible는 "평온한", "온화한", "잔잔한", delicado는 영어의 delicate에 해당하는 "세밀한", "미세한", "조심스런", "미묘한" 등의 뜻을 가진다. 이 두개의 형용사를 "세미한"으로 번역한 한글성경의 번역자는 참으로 적절하고 아름다운 단어를 찾아낸 것 같다. 이 문장에도 역시 he aquí가 생략된 것이다.
7. cuando lo oyó Elías, cubrió su rostro con su manto, y salió (꽌도 로 오요 엘리아스, 꾸브리오 쑤 로스뜨로 꼰 쑤 만또, 이 쌀리오) : "엘리야는 그것을 들었을 때 그의 겉옷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고, 나갔다." ;
lo는 "세미한 소리"를 지칭하는 대명사. oyó 는 "듣다"는 oír 동사의 3인칭 과거형. cubrió는 영어의 cover에 해당하는 cubrir 동사의 3인칭 과거형, salió는 salir 동사의 3인칭 과거형이다. 엘리야가 얼굴을 가린 것은 어두운 곳에서 나가 눈이 부셔서였을까, 바람, 지진, 불이 두려워서일까, 아니면 부끄러워서일까.
8. y paróse á la puerta de la cueva (이 빠로쎄 알라 뿌에르따 델라 꾸에바) : "그리고 그는 동굴 문에 섰다(멈추었다)" ;
paróse는 parar(se) 동사의 3인칭 과거형으로 영어의 stop에 해당하는 동사이다. cueva는 영어의 cave에 해당하는 "동굴"
9. he aquí llegó una voz á él, diciendo: ¿Qué haces aquí, Elías? (에 아끼 예고 우나 보스 아 엘, 디씨엔도: 께 아쎄스 아끼 엘리아스?) : "그에게 하나의 목소리가 도달했고, 그 목소리는 "엘리야야, 너는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 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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